이전 임차인이 나갈 때 비워놓은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. 나이 먹은 공간이 좋다거나 무명씨의 공간을 살펴 미감을 찾는 방식은 아니다.
제한된 예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좋든 나쁘든 기존 공간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들을 이미 이뤄놓았기 때문이다.
낡고 해진 벽을 같은 재질, 같은 색으로 교체 했을 뿐이며, 공간을 나누는 추가적인 벽 또한 없다. 기존 창문은 애초에 투명성을 고려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,
이 프로젝트의 파사드에서 시각적 투명성이 필요했다면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다.
창문 프레임을 바꾸고, 프레임의 틀어진 그리드를 맞추면 시각적으로 더 투명해질 수는 있었겠지만,
공간의 성질은 결국 같을 것이다. 또한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비워진 공간을 원했고, 이미 공간은 최대치로 비워져있었다.
여기서 무엇을 더 추가하거나, 교체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가적인 일이었다.
공간을 그대로 쓰기로 결정한 후, 공간에 필요한 가구들을 만들었다.

work with studio mok
photograph laboxp